에일리언 3 Alien 3, 1992 영화 일기 - 외국 영화



데이빗 핀처 감독 / 시고니 위버, 찰스 S 듀튼 주연 

- 놈은 멀리 안가요 이 근처에 있어요
- 그걸 어떻게 알죠?
- 사자 같은 놈이라 얼룩말 근처에 있죠

이 영화를 아마도 고등학교 때 봤을 것이다. 에일리언의 입속에서 또다른 입이 나오던 그 유명한 장면이 생각나고, 전반적으로 화면이 어두웠으며, 생각보다 액션씬이 약했던 기억이 난다. 열여섯살 소년에게 액션이 약한 영화란 재미없는 영화란 뜻이다. 나중에 데이빗 핀처 감독의 '세븐'(1995)에 환호하고, '파이트 클럽'(1999)에 기절하면서, 그의 데뷔작이었던 '에일리언3'를 다시 한번 꺼내봐야 겠다는 생각을 오래했다. 어쩌면 단지 재미없는 영화는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새로운 기대랄까. 그리고 참말로 오랜만에 이 영화를 다시 봤다. 

'에일리언3'는 전작에서 이어지는 스토리라인을 갖고 있다. 간신히 위기에서 탈출한 리플리 일행을 태운 우주선이 Y-염색체 이상범죄자들의 수용소인 피오리나 161 혹성에 불시착하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전개는 충분히 예측 가능한 범주를 벗어나지 않고 진행된다. 우주선에는 리플리 뿐만 아니라 에일리언이 (혹은 그 새끼가) 함께 타고 있었을 것이며, 피오리나 혹성이 새로운 무대가 되어 처참한 살육이 벌어질 것이고, 리플리가 또다시 영웅이 되는 이야기. 그런데 이 영화는 마치 중세 수도원을 연상시키는 수용소의 미장센, 의상들, 죄수와 간수, 의사, 목사와 같은 다양한 군상들을 보는 재미가 있다. 정작 에일리언은 별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아마도 그게 흥행 실패의 원인이 되었겠지만, 데이빈 핀처 감독은 에일리언의 활약상(?) 보다는,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에일리언을 상대하는 인간들의 공포와 두려움, 그리고 그들의 선택을 묘사하는 데 더 관심이 있어보인다. 또한 마치 스필버그의 '죠스'(1978)처럼 에일리언의 시점샷을 적극 활영해 공포감을 극대화 시킨다.  
  
리플리가 자신이 마지막 남은 악의 씨앗임을 인지하고, 용광로 속에 몸을 던지는 라스트신은 '터미네이터2'와 똑같다. (1991). 혹자는 리플리가 두 팔을 벌려 불속에 자신을 던지는 마지막 장면이 마치 십자가를 형상화 시킨다며 이 영화의 기독교적인 색채를 언급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다소 억지스러운 해석인듯 하다. 그러나 그 만큼 '에일리언3'는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갖고 있는 흥미로운 영화다. 에일리언 시리즈 안에서 자신만의 독창성을 잃지 않은, 감독의 개성이 어느정도 잘 묻어난 영화가 아닌가 싶다. 


(모든 영화는 연결되어 있다. 2015.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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