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사제들 The Priests, 2015 영화 일기 - 한국 영화


장재현 감독 / 김윤석, 강동원 박소담 주연 

"새로왔어?"

영신(박소담)은 뺑소년 교통사고 이후 의문의 증상에 시달린다. 교단의 눈 밖에 난 아웃사이더 김신부(김윤석)는 영신의 몸에 악령이 숨어들었음을 알게 된다. 김신부는 구마예식을 통해 영신을 구하려 하고, 그를 도울 보조사제로 신학생인 최부제(강동원)가 도착한다. 

전형적인 오컬트 & 엑소시즘 영화. 하지만 카메라가 악령이 깃든 어둠의 골목을 황급히 빠져나가는 순간 '검은 사제들'은 낯선 감흥을 불러 일으킨다. 눈 앞에 펼쳐진 화려한 명동의 밤거리. 천국의 네온싸인. 2015년 서울 한복판의 구마예식이라니. 이질감과 동질감을 동시에 불러 일으키는 묘한 공포감이다.

IMAX 스크린의 거대한 압박과 꽉 찬 사운드의 영향도 없진 않겠으나, '검은 사제들'은 내가 가장 겁에 질린채 본 영화임은 분명하다. 이보다 무서운 영화가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일까. 극장을 나서며 아주 맵고 지독히 자극적인 음식을 먹고 난 후처럼 나는 쓰린 속을 달래고 있었다. 이 영화에 대한 정보를 조금이라도 갖고 있었다면,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금요일 밤의 심야상영관에 혼자 가서 보지는 않았겠지. 차를 몰고 돌아오는 새벽 2시. 내 차만 덩그라니 놓여있던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올 때, 뒷자석의 어둠 속에 누군가 앉아있는 것만 같아 무서웠다. 공포는 상상력이라지만. '검은 사제들'은 그 상상 속의 인물이 30분 내내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피를 토해낸다.   

간략한 내러티브임에도 초반 30분은 다 사족같이 느껴질 정도로 중후반부의 임팩트는 강하다. 올해의 여우조연상은 박소담이 휩쓸어 갈 것이라고 확신한다. 레건(린다 블레어)이 '엑소시스트'(1974)로 골든 글로브의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던 것처럼. 

- 최부제의 전임 사제 이야기는 뭔가 알맹이가 빠진 느낌이다. 복선이든 부연이든 뭔가가 더 있어야 하지 않나 싶었다. 생각해보면 굿판이 시작되기 전의 많은 장면들이 그랬다. 많은 것이 생략된 느낌인데 단조로운 내러티브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굉장히 짧게 느껴졌다. 기존의 공포 영화들이 분위기로 관객을 사로잡으려 했다면, '검은 사제들'은 악령 그 자체로 관객과 정면 승부를 한다. 그런점에서는 굉장히 패기있는 데뷔작이다. 
- 김신부가 낡은 여관방에 앉아 있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캐릭터의 이미지와 낡은 여관방의 이미지가 굉장히 잘 맞아 떨어졌다. 
- 춘천 CGV는 IMAX 상영관에서 '검은 사제들'을 상영했다. 그러나 IMAX 영화는 아니다. 


(모든 영화는 연결되어 있다. 2015.11.06, 춘천CGV)


덧글

  • 2015/11/07 12:21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11/07 13:2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kiekie 2015/11/07 12:27 # 답글

    어제 거의 비어 있는 관에서 심야로 보려다가 참았는데, 잘 한거로군요. 그 건물이 영 사람이 없는 곳이고 영화관에서 출구로 나오려면 창문없는 복도를 한참 걸어야 하거든요.... 봐도 낮에봐야 할것 같습니다 ㅠㅠ
  • 르노 2015/11/07 13:23 #

    밤에 보시는 걸 추천하지 않지만, 멋진 영화이니 꼭 극장에서 보시길 추천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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