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인간의 최후 Bad Taste, 1987 영화 일기 - 외국 영화



피터 잭슨 감독 / 테리 포터 주연

"나그너트 음식 위원에게 샘플을 보여주지 못하면 시간 낭비한 셈이라네. 인간 마을 전체를 박스 몇개에 담을 수 있다니 놀랍지 않은가"

해변가 어느 마을에 주민들이 모두 사라지고, 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좀비들이 마을을 배회한다. 이름이 무려 AIDS인 '외계인 수색 방위대(Alien Investigation And Defence Service)'는 그들의 존재에 대해 의문을 갖고 조사에 들어간다. 방위대는 이 좀비같은 작자들이 지구인들을 햄버거 고기로 쓰기 위해 습격한 외계인들임을 알게 되자 곧장 소탕임무에 돌입한다.

국내판 포스터에 '도저히 맨정신으로 끝까지 볼 수 없었던 영화'라고 써있지만, 정확히 말하면 '도저히 웃지 않고 끝까지 볼 수 없었던 영화'라고 쓰는 게 맞을 것이다. 아, 이 웃음은 비야냥이 아니고 매우 유쾌한 웃음이다. 이제는 거장이 된 어느 영화 감독의 젊은 시절의 열정을 볼 수 있고, 그 도전 정신이 이후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만든 근원이 되었다고 생각하면 웃음 끝에 눈물이 한방울 떨어지기도 한다.

굳이 내장을 꺼내서 카메라 앞에 들이밀어야 속이 풀리는 고어 무비이지만 잔인하거나 징그럽다는 생각보다는 귀엽고 깜찍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명랑한 음악이나 주말에만 찍어서 7년이 걸렸다는 이 영화의 뒷이야기를 듣고 영화를 봤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외계인을 쫓아낸후 주인공들(피터 잭슨의 친구들)이 차에 올라타며 한숨을 쉴 때 그 표정이 꼭 '지긋지긋한 촬영이 드디어 끝났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 고무인간들의 바지 사이로 삐져나온 엉덩이.. 정말 귀엽다.


(모든 영화들은 연결되어 있다. 2007.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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