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집] '옆집의 영희씨' - 정소연 독서 일기 - 시와 소설


정소연 지음, 창작과 비평사, 2015년10월23일 출간 

"과학 소설? 나도 참 좋아하는데,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에요?"
나는 바짝 긴장하여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아시모프를 들어 본 적이 없다고 하면 별로 알려지지 않은 외국 작가라고 잡아떼야 겠지. 셸던 부인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더니, 한참 시간이 흐른 후에야. 빙그레 웃었다. 
"아시모프를 좋아하다니, 요새 사람 같지 않군요"
마음이 탁 놓이는 것을 느끼며 의자에 몸을 기댔다. 집은 따듯하고, 차는 달콤했다. 이제 나가서 일을 해도 좋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칼 양은 어디에서 왔나요? 아니, 어느 시간에서 왔느냐고 물어야 하나?"
쿨럭. 나는 입에 차를 반쯤 머금은 채로 놀라 기침을 내뱉었다. 찻물이 입가로 주룩 흘렀다. 나는 얼른 냅킨을 집어 입가를 닦으며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고향은 로스앤젤레스이고.."
코안경 너머로 셸던 부인의 눈이 장난스레 빛났다.
"칼 양, 여기에는 아시모프가 없어요. 어디에서 왔나요?"
- 앨리스와의 티타임 中

창작과 비평 청소년 문학 시리즈로 출간된 소설집이다. 주로 SF적인 상상력이 담긴 작품들로 총 15편이 실려있다. 저자 정소연씨가 12년동안 쓴 소설이라고 한다. 

본격 SF 장르를 탐구하는 소설집은 아니다. 새롭고 낯선 소재보다는 일상에서 벌어지는 여러 일들을 SF적인 상상력으로 담아냈다. 시간과 시간 사이, 공간과 공간 사이,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작은 틈을 통해 작가는 우주적인 상상력을 펼쳐나갔다. 그중 '앨리스와의 티타임'과 '입적'은 특별히 흥미로웠다. '우주류'와 '마산앞바다'도 좋았다.

작품들간의 편차가 좀 있는 편이다. 단순한 서사와 거친 문장들에서 아마추어적인 느낌도 많이 났다. 그러나 작품 하나하나 마다 세상과 문학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묻어났다. 주변의 청소년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2015.11.21)


덧글

  • 솔다 2015/11/21 23:32 # 답글

    엇 저도 인용문의 셀던부인이 어느 시간에서 왔냐고 할 때 깜놀했네요.
    +_+내일 찾아보러 갑니다, 이 책
  • 르노 2015/11/22 12:29 #

    네^^ 잔잔히 읽기 좋아요
  • 솔다 2015/12/07 20:55 #

    2주 전에 도서관에서 뙇 발견했어요! 마침 누군가 읽고 반납한 선반에서! 오오오! 가족, 사랑 이런 소재를 sf랑 정말 잘 끓였어요! 덕분에 잘 읽고 있습니다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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