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 126 - 황지우 옮겨 놓고 싶은 詩들

187.

대가리 꼿꼿이 세우고 찌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
방울 소리를 내는 방울뱀. 자연의 경보장치, 르르르
나는 너의 영역(領域)을 밟았다.

사람을 만날 때마다
나는 다친다.
풀이여.

126.

나는 사막을 건너왔다. 누란이여.
아, 모래바람이 데리고 간 그 옛날의 강이여.
얼굴을 가린 여인들이 강가에서 울부짖는구나.
독수리 밥이 되기 위해 끌려가는 지아비, 지새끼들.
무엇을 지켰고, 이제 무엇이 남았는지.
흙으로 빚은 성곽, 다시 흙이 되어
내 손바닥에 서까래 한 줌.
잃어버린 나라, 누란을 지나
나는 사막을 건너간다.
나는 이미 보아버렸으므로.
낙타야, 어서 가자.
바람이, 비단 같다. 길을 모두 지워놨구나.

누란 : 중앙아시아 타림분지의 동부에 있는 유적.
실크로드 서역 남로(南路)의 중요한 중계거점으로 번영한 오아시스로, 계속되는 여러 세력의 침입과 자연의 변화로 6세기 이후 멸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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