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1, 126-2, 130. 92. - 황지우 옮겨 놓고 싶은 詩들

126-1.

물 냄새를 맡은 낙타, 울음,
내가 더 목마르다.
이 괴로움 식혀다오. 네 코에 닿는
수평선을 나는 볼 수가 없다.

126-2.

시리아 사막에 떨어지는 식은 석양.
낙타가 긴 목을 늘어뜨려
붉은 天桃(천도)를 따먹는다.
비단길이여,
욕망이 길을 만들어놓았구나
끝없어라, 끝없어라
나로부터 갈래갈래 뻗어갔다가
내 등 뒤에 어느새 와 있는 이 길은.


130.

사식집이 즐비한 을지로 3가, 네거리에서
나는 사막을 체험한다.
여러 갈래길, 어디로 갈 테냐.
을지로를 다 가면
어느 날 尹常源路(윤상원로)가 나타나리라.
사랑하는 이여,
이 길은 隊商(대상)이 가던 비단길이 아니다.
살아서, 여럿이, 가자

92.

성모와 성자와 목수,
하루 연탄 두 장과 쌀 여섯 홉을 배급받는 이 聖家族(성가족),
이 핵가족을 보호하고 있는
서울의 순 진짜 참 복음교회.
아들아 다시 사막으로 가자.
샛강 너머로 가자.
모래내, 沙川(사천)을 넘어 구로동으로 가자.
최소한, 잉여인간은 되지 말자.





* 隊商 = 사막에서 주로 낙타를 이용해 교역을 일삼는 상인들의 무리. 오아시스를 통한 교류의 주역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