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자의 자기 검열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 옮겨 놓고 싶은 구절들

'쉬리’ ‘명량’처럼 대중의 ‘응답’이 크리라 예상되는 작품도 있었지만, ‘헤피엔드’ ‘올드보이’ ‘악마를 보았다’처럼 과감한 선택도 많이 해 오셨습니다.

최민식: 대중이 좋아하는 트렌드를 쫓아 영화를 만든다? 참 어리석은 짓이에요. 생각해 보세요. ‘올드보이’가 어떻게 나왔는지. 당시 박찬욱 감독하고 나하고, 지금은 ‘용필름’ 대표가 된 임승용하고 셋이서 ‘올드보이’ 원작만화를 보고 만났어요. ‘짱개방’에서 빼갈 마시면서 이야기를 했는데 그때 서로 그랬어요. “이게 셰익스피어야 뭐야? 오이디푸스야?” “이게 가당키나 한 일이냐?” “더군다나 상업영화판에서, 친딸하고(근친상간을)?” “누가 이런 영화에 돈을 대냐?” 그런 이야기들을 하는데 어느 순간 화가 나는 거예요. ‘우리가 자체검열을 하고 앉아 있네?’ ‘우리가 스스로 통제를 하네?’ 이건 문제가 가장 심각한 거거든요. 만드는 사람이 자유롭지 못한 건, 말이 안 되는 거예요. 그런데 ‘올드보이’는 실제로 어려움을 겪었죠. 투자가 잘 안 됐어요. 돈을 댔던 사람도 빼 버릴 정도였으니까.

지금의 시스템에서는 영화를 예술로, 영화인을 아티스트 측면에서 접근하는 게 일면 어렵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대호’는 생각할 지점이 많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고요.

최민식: 사실 그래요. 만드는 사람입장에서 “우리 예술 해요. 우리 예술가예요” 하는 거? 웃기는 거예요. 촌스러워요. 그것만큼 미련해 보이는 게 어디 있어요. 우리는 결과물로 보여줘야 해요. 중요한 건 문화를 소비하는 대중들이 먼저 인정을 해주는 거죠. 그런 점에서 현재 영화인들의 위상과 영화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 저는 긍정적으로 봐요. 막말로 제가 배우 한다고 했을 때 저희 아버지가 뭐라고 하셨는 줄 아세요? 저희 형님은 그림을 그리거든요. “큰 놈은 환쟁이고, 둘째 놈은 딴따라? 이놈들이 ‘배때기’에 기름이 꼈나. 아직 고생을 안 해 봐가지고!” 그랬어요. 그런데 지금은 자녀가 ‘K팝스타’에 나가면 부모가 함께 가서 응원하고 존중해주잖아요. 세상이 변했단 말이에요. 좋은 거예요. 그리고 이렇게 영화나 대중문화에 관심 많은 나라가 어디 있어요. 어떻게 보면 행복한 거죠. 좋은 시절을 만났다고 봐요. 대신 상투적인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그래서 잘 만들어야 해요. 다양하게 만들어야하고. 게임처럼 즐길 오락거리도 만들어서 보여줘야 하고, 나름대로 진지한 이야기를 화두로 던져서 고민도 해야 해요. 다양하게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거죠. - 최민식, 텐아시아 인터뷰中 (http://entertain.naver.com/read?oid=312&aid=0000159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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