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 - 보들레르 옮겨 놓고 싶은 詩들

상승

숱한 못을 넘고, 골짜기를 넘고,
산을, 숲을, 구름을, 바다를 넘어,
태양도 지나고, 창공도 지나,
또다시 별 나라 끝도 지나,

내 정신, 그대 민첩하게 움직여,
파도 속에서 황홀한 능숙한 헤엄꾼처럼
말로 다할 수 없이 힘찬 쾌락을 맛보며
깊고 깊은 무한을 즐겁게 누비누나.

이 역한 독기로부터 멀리 달아나
높은 대기 속에 그대 몸 씻어라.
그리고 마셔라, 순수하고 신성한 술 마시듯,
맑은 공간을 채우는 저 밝은 불을,

안개 낀 삶을 무겁게 짓누르는
권태와 끝없는 슬픔에 등을 돌리고,
고요한 빛의 들판을 향해 힘찬 날개로
날아갈 수 있는 자 행복하여라;

그의 생각은 종달새처럼 이른 아침
하늘을 향해 자유로이 날아올라,
- 삶 위를 떠돌며 꽃들과 말없는 사물들의 언어를
힘들이지 않고 알아낸다!

_ 보들레르, '악의 꽃'中

상승이 새의 이미지에 의해 표현된다. 비상하는 시인의 '생각'은 아침에 자유로운 비상을 취하는 종달새에 비유된다. 바슐라르에 의하면 종달새는 가장 완벽한 순수 문학 이미지이다.
"지상으로부터 벗어남이여, 그곳은 곧 승리로 이어진다"

지상은 여전히 '역한 독기'가 가득한 곳, '고요한 빛의 들판을 향해 힘찬 날개를 펴고' 상승할 때, 시인은 '꽃들과 말없는 사물들의 언어를 힘들이지 않고 알아내'는 경지에 이른다. 보들레르에게 삶은 무엇이기에, 현실은 무엇이기에 이렇게 지독한 적의를 (그리고 높은 대기, 저 먼 이상향에 대한 환희를) 갖게 한 것일까. 


(2015.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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