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년아 똑똑히 봐둬라. 이 인정머리 없는 독한 년아. 이 에미 꼬락서니를 봐두란 말이다. 어디 양갈보 짓이라도 해먹겠나. 어느 눈먼 양키라도 뎀벼야 해먹지. 아무리 해먹고 싶어도 이년아. 양갈보 짓을 어떻게 혼자 해먹니. 우리 식군 다 굶어 죽었다. 죽었어. 이 독살스러운 년아. 이 도도한 년아. 한강물에 배 떠나간 자국 있다던? 이 같잖은 년아."
나는 무서워서 온몸이 오그라드는 것 같았다. 아마 그 순간 내 내부의 부끄러움을 타는 여린 감수성이 영영 두터운 딱지를 붙이고 말았을 게다. 제 딸을 양갈보 짓 시키지 못해 눈이 뒤집힌 여자를 어머니로 가진 여자, 그 가슴의 그 징그러운 젖을 빨고 자란 여자가 어떻게 감히 부끄럽다는 사치스러운 감정을 간질 할 수 있을 것인가.
그후 나는 시집을 갔다. 어린 나이였지만 예전 같으면 애어멈이 되고도 남을 나이였다. 양갈보 시켜먹긴 싹쑤가 노랗고, 열 식구 버는 것보다 한 입 더는 게 낫다는 옛말도 있으니 그 까짓 거 후다닥 치워버리는 게 어떻겠느냐는 중신에미 말에 어머니는 솔깃했고, 나도 순종했다. 나는 시집가는 것도 양갈보 짓하는 것도 똑같이 싫었지만 그렇게 했다.
- 박완서,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中
나는 무서워서 온몸이 오그라드는 것 같았다. 아마 그 순간 내 내부의 부끄러움을 타는 여린 감수성이 영영 두터운 딱지를 붙이고 말았을 게다. 제 딸을 양갈보 짓 시키지 못해 눈이 뒤집힌 여자를 어머니로 가진 여자, 그 가슴의 그 징그러운 젖을 빨고 자란 여자가 어떻게 감히 부끄럽다는 사치스러운 감정을 간질 할 수 있을 것인가.
그후 나는 시집을 갔다. 어린 나이였지만 예전 같으면 애어멈이 되고도 남을 나이였다. 양갈보 시켜먹긴 싹쑤가 노랗고, 열 식구 버는 것보다 한 입 더는 게 낫다는 옛말도 있으니 그 까짓 거 후다닥 치워버리는 게 어떻겠느냐는 중신에미 말에 어머니는 솔깃했고, 나도 순종했다. 나는 시집가는 것도 양갈보 짓하는 것도 똑같이 싫었지만 그렇게 했다.
- 박완서,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中
박완서의 무시무시한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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